출처: ARENA KOREA http://www.arenakorea.com/report/?Act=View&Seq=1457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옆집엔 누가 살까? 경호원? 아니. 글 쓰는 작가들이 산다. 정말? 그렇다니까. 작가들이 모여 산다. 연희문학창작촌이라고 불리는 집이다. 누가 지었을까? 오세훈 전 시장께서 지으셨다. 물론 직접 벽돌을 나르진 않았고, 추진 사업 중 하나였다. 그 양반이 한 일 중 맘에 드는 게 없는데, 이건 조금 마음에 든다. 그런데 악명 높았던 대통령의 옆집이라니. 나름 아이러니 아닌가. 전두환은 독재자였다. 뜻 있는 문학가들은 저항했고 고문당했다. 오래전 역사 같지만 독재자는 살아 있고 옆집에 작가들이 산다. 연희동에 입주하려는 작가들은 많다. 이제 아무도 잡혀가지 않는다.
몇 번 그곳에 간 적이 있다. 한 번은 이유 없이 갔고 한 번은 ‘낭송의 밤’ 행사를 구경하러 갔다. 작가들이 하도 많이 와서 낭송을 누가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소설가 백가흠이었나? 시인 오은? 둘 다 했나? 또 한 번은 친한 작가랑 술 마시러 갔다. 그리고 몇 번을 더 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나무다. 나무들이 정말 많다. 그게 모두 소나무인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그곳을 생각하면 소나무가 떠오를 것 같다. 길도 예쁘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말없이 걸으면 얼굴에 가득 핀, 심지어 등에도 핀 여드름이 사라지는 것 같다. 애인이 생기면 와야지, 여러 번 생각했다. 생각만….
애인 말고 몸이 산처럼 큰 사진가랑 갔다. 9월의 어느 화요일 오후였다. 서울에 이렇게 아늑하고 깊은 곳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 그걸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물론 많았지만 여름의 끝, 노곤한 몸을 소나무 가지 어딘가에 걸어두고 싶은 마음이 열 배, 아니 백배는 컸다. 사진가는 사진을 찍고 나는 걸었다. 입주 작가인, 시 쓰는 김언과 소설 쓰는 김혜나랑 만나기로 했는데 둘 다 급한 일이 생겼다며 갑자기 약속을 취소했다. 하지만 누구라도 이곳에 오면 혼자 걷고 싶어질 것이다. 바람난 애인을 만난 게 아니라면. 우리에겐 종종 혼자 걸어야 하는 많은 이유들이 있는데 도시에선 그것들을 잊는다. 하지만 나무와 청명한 공기와 햇살과 고요는 그 이유를 알려준다. 우리가 여전히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도.
연희문학창작촌은 매년 3월에 입주 신청을 받는다. 등단한 문인 중 활발한 창작 활동 실적이 있는 작가를 뽑는다. 시민들과 소통한 실적이나 계획이 있는 작가를 우선 선정한다. 선정된 작가는 3개월간 머물 수 있다. 3.3㎡당 월 5천5백원의 관리비를 받는다. 몇만원 안 되는 형식적인 돈이다. 방은 17개고, 침실과 집필실이 따로 있다.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주방도 있다. 지난 5월에 연희문학창작촌에서 국제 문학 교류 낭독회가 열렸을 때
르 클레지오가 참석했다. 그는 이곳에 반해버렸다. “입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물었다. 물론 영어로. 연희문학창작촌의 실장이자 시인인 안현미가 대답했다. “콜!”
르 클레지오는 정말 전화를 할 것 같다.




이곳을 걸으면 르 클레지오라도 글을 더 잘 쓰게 될 테니까. 가지처럼 잎처럼 문장이 자랄 것만 같다.
르 클레지오를 안내했던 안현미가 창작촌 자랑을 하러 왔다. “은희경 선배가 산문집 원고를 거의 여기서 썼잖아.” 7월에 나온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을 말하는 거였다. 제목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썼구나. 은희경 작가도 시간이 나면 이 길을 걸었을까. “김애란도 장편소설 연재를 여기 있을 때 했다니까. 완전 많이 팔렸잖아.” 6월에 나온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은 줄곧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라 있다. 이 책으로 김애란은 ‘문단 아이돌’을 넘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의 반열에 섰다, 고 적으면 부끄러워하려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김애란도 곧 이곳에 올 예정이다. 연희문학창작촌에서 3개월을 보낸 이후 그녀는 여전히 연희동 어딘가에 작업실을 구해 글을 쓰고 있다.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부른 건데 저기, 몇 단락 아래서 <아레나>를 위해 기꺼이 싫어하는 사진 촬영을 한다.
안현미와 몇 걸음 걷다 보니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고 4개의 방향으로 적혀 있고 옆에 각각 괄호를 치고 1동, 2동 3동, 4동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고 보면 연희(라고 줄여서 부른다) 곳곳에 예쁜 말들이 있다. 작가들이 운동하고 노는 체력단련실의 이름은 ‘연희 놀이터’다. 놀이터 안에는 러닝머신, 벤치프레스, 탁구대, 축구 게임기 등이 있다. 생뚱맞게 샌드백도 걸려 있다. “소설가 한창훈이 달아달라고 해서.” 다시 안현미가 말했다. 홀림동 벽엔 작가들의 글에서 발췌한 멋진 문장들이 새겨져 있다. 빛나는 문장들 사이에 크고 선명하게 ‘연희와 연애하다’라고도 적혀 있다. 이쯤 되면 이게 다 누구 솜씨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나 시인이잖아.” 안현미가 말했다.
아… 작가에게 맡겨놓으니까 서울시에서 지은 것도 이렇게 예쁠 수 있구나.
연희문학창작촌 자리에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가 있었다. 서울시의 역사를 기록하는 곳이다. 쟁쟁한 소나무들은 모두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이곳은 여전히 역사를 기록하는 중이다.
커피와 빵을 사들고 선글라스를 머리에 꽂고 김애란이 왔다. 대한민국에 둘도 없고 셋도 물론 없는 김애란이다. “책이 엄청 많이 팔렸던데요.” “네.” “돈 좀 벌었어요?” “네.” “앞으로 더 팔릴 것 같던데.” “그러면 좋겠는데.” 속으로 생각했다. 김애란도 이 인기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구나. 왜냐면 늘 부끄러워했으니까. 쏟아지는 관심이 어리둥절하다는 듯, 심지어 그런 관심이 눈앞에 선명해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는데 정작 본인은 뭔지 모르는 듯 이야기했었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런 김애란이 이 글을 쓰는 사람과 동갑이다… 치. 안현미가 말했다. “그래, 여기서 썼다니까.”
김애란에게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그래도 연희에 왔는데 작가를 한 명은 찍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애란이 대답했다. “이러려고 불렀어요?” 그건 아니지만 ‘여기서 썼으니까’. 김애란이 야외무대 관중석에 앉았다. 길고 힘차게 뻗은 나무들 사이였다. 연희의 슬로건은 ‘세계문학 잉태를 꿈꾸는 서울 속 문학 둥지’다. 김애란이 나무만큼 자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김애란은 다시 소설을 쓰러 갔다.
멀리서 빨간색 니트 셔츠를 입은 외국인 여자가 걸어왔다. 물어보니 오늘 입주한 독일의 번역가라고 했다. 이름은 하이케 리.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겁이 났다. 독일 사람이랑 대화를? 가까이 오자 안현미가 말을 걸었다. 둘은 대화가 됐다. 한국어로. 아, 한국 문학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작가가 한국어를 못할 리 없잖아. 한국어로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이곳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조용하고 아늑하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떠드는 건 새들과 우리 셋뿐이었다. 그녀는 연희에 있는 동안 이호철, 김원우의 소설을 번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좋은 친구를 기록하는 건 의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녀는 낮은 둔덕을 세 번이나 올라갔다 내려갔다. 헤어질 때는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누구나 이곳에 올 수 있다. 연희문학창작촌은 시민과 연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금은 ‘2011 가을 학기 시민 문예교실 연희문학학교’ 기간이다. 12월 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과 오후에 다양한 수업이 열린다. 시창작교실, 소설창작교실도 있고 그 외에 작가들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강좌들이 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에는 문학 낭독회가 진행되는데 10월 27일에 열리는 ‘10월 낭독회’로 올해 일정은 끝난다.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5일간 입주 작가와 함께하는 가을 문학 축제 ‘그 안’이 열린다. 이홍섭 시인, 박형준 시인의 ‘낭독극장’, 연희문학창작촌 입주 작가 강은교 시인, 장이지 시인의 집필실을 들여다보는 ‘작가의 방’, 지역 네트워크 파티 ‘놀러와’, 릴레이 소설 쓰기 ‘너도 작가다’ 등이 계획돼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연희문학창작촌’을 치고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세세한 일정을 알 수 있다.
걷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연희는 문을 연다. 가을에 이곳을 걷는 건 어떤 느낌일까? 걸어봐, 걸어봐, 유혹하고 싶다. 두 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떠들면 안 된다. 작가들이 글을 쓰거나 자고 있으니까. 그리고 주말엔 개방하지 않는다. 주말엔 누구라도 쉬어야 하니까.
걷다 보니 머리 위에 있던 해가 낮아졌다. 사라지는 여름을 기록하던 사진가가 커다란 몸을 의자에 내려놓고 있었다. 이제 아무도 잡아가지 않는다. 문학적인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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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분류없음 2011/10/21 22:55
출처: ARENA KOREA http://www.arenakorea.com/report/?Act=View&Seq=1455



1. 미국(뉴욕)

하우징 웍스 Housing Works Book Cafe
북 카페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고 해서 커피를 주로 팔고, 책은 한쪽에 몇 권 간신히 붙어 있는 한국식 풍경을 상상해서는 곤란하다. 비록 최근 들어 현대미술의 중심이 서서히 베를린으로 넘어가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뉴욕은 ‘세계 문화 수도’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도시가 아니던가. 더군다나 이곳은 홈리스와 에이즈 환자를 위해 중고 책과 옷을 파는 곳. 따라서 서가에 꽂혀 있는 모든 책들은 뉴요커, 또는 뜻있는 사람들이 기증한 것들이다. 커피를 내리는 직원, 계산대에 서 있는 이들도 모두 자원봉사자. 더 큰 놀라움은 자원봉사단체라면 즉각 떠오르는 특유의 지리함과 퀴퀴함이 이곳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발랄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책을 찾고, 읽어나갈 수 있는 곳. 1달러에 판다는 표지가 붙은 수레조차 예술 작품과 쏙 빼닮은 이 곳에 과연 더 바랄 게 있기나 할까?
위치 126 Crosby Street New York, NY 10012
영업시간 Monday~Friday 10:00~21:00 / Saturday~Sunday 10:00~17:00



2. 영국(런던)

던트북스 Daunt Books
던트북스는 벨기에 출신 모델 아눅 르페르가 케이트 모스의 전남편 제퍼슨 해크와 함께 거리를 걷다 파파라치 컷에 찍히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샤넬의 뮤즈인 르페르가 들고 있던 고작 5파운드짜리 흰색 리넨 천 가방. 던트북스가 책의 무게 때문에 쉽게 찢어질 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비닐 봉투 사용을 억제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낸 이 평범한 캔버스 가방은 곧, 세계 곳곳에 캔버스 가방을 들고 다니는 패션 피플이 출몰하는 거대한 날갯짓으로 변했다.
그전부터 영국 일간 <가디언>이 ‘런던에서 가장 아름다운 독립 서점’이라 평한 바 있는 이 서점은 유리 지붕을 통해 햇살이 쏟아지는 따사로운 풍광과 옥스퍼드의 도서관, 또는 고귀한 영국 공작의 개인 서재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떡갈나무 서재가 오롯이 교차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1910년, 에드워드 7세 때 여행 관련 서적들을 모아둔 갤러리로 시작된 역사를 반영하듯, 여전히 여행 또는 나라와 관련된 책들만 서가를 장식하고 있다. 여행 가이드뿐 아니라, 사진집, 여행 수필, 역사, 전기, 소설 등 지하와 1, 2층으로 구성된 서점에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중동, 아시아산 등 총 4만 권의 책이 지리적으로 나뉘어 빽빽이 진열되어 있다.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도록 단순한 ‘공간의 여행’뿐 아니라 ‘시간의 여행’ 또한 가능케 하는 고즈넉한 분위기야말로 이 서점의 가장 큰 특색. 자연광이 비치는 천장 위에 비가 흩뿌리는 날이면, 윌리엄 모리스의 프린트를 배경으로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 위에 털썩 주저앉은 런더너가 시공간을 초월해 책에 몰입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터다.
위치 83 Marylebone High Street, London W1U 4QW
영업시간 Monday~Saturday 9:00~21:00 /
Sunday 11:00~18:00
홈페이지 dauntbooks.co.uk



3. 독일(베를린)

사비니역 아치 Bücherbogen Savignyplatz
사비니역 철도 고가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는 아치 서점은 주인장의 고집 덕분에 지금과도 같은 독특한 서점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창업주이자 여전히 대표를 맡고 있는 루트힐트 슈팡겐베르크는 퇴락한 동베를린의 구시가지에, 그것도 철도 고가 바로 아래에 서점을 내겠다는 당찬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에 옮긴 인물. 사비니 광장 주변에는 아치 서점 이외에도 19세기에 창업한 철물점이나 양화점 등이 여럿 늘어서 있어 독특한 정취를 더한다. 물론,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전반이 슬럼화될 거라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유포되었으나 아치 서점의 독특하면서도 유려한 콘셉트와 외관 덕분에 오히려 사비니역 주변에는 사람과 자동차의 통행이 더 늘어났다.
사비니 아치 서점은 바로 위쪽 철로를 지나가는 기차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흔들린다. 여기에 5개로 분리된 공간을 이동할 때마다 아치형 통로를 지나가야 한다는 사실도 독특한 운치를 더한다. 단순히 특이한 공간 구성 때문이 아니라 영화, 연극, 무용, 패션, 미술, 디자인, 건축 등 유럽에서 가장 전문화된 예술 서점이라는 점이 아치 서점의 가치를 드높였다. 지금껏 이 서점을 스쳐 지나간 유명 예술가들만 노부요시 아라키, 애니 레보비츠, 빔 벤더스, 렘 콜하스 등. 문화비평가 수전 손택은 생전에 베를린에 거주하는 동안 수시로 이 서점을 드나들었다. 만약 운이 좋다면 지금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과 수시로 조우할 수 있는 곳이다.
위치 Savigny Platz, Berlin 영업시간 Monday~Saturday 10:00~20:00 / Sunday 10:00~18:00



4.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엘 아테네오 El Ateneo
서점의 위상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요즘에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하루 3천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1년에 70만 권이 넘게 팔리는 서점이 있다. 보유하고 있는 서적만 약 12만 종. 거대한 오페라 극장을 서점으로 개조한 덕에 영국 <가디언>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생각해보라. 이곳은 탱고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이 직접 공연을 하고 음반을 녹음했던 곳이자, 서점에 들어선 사람들이 일단 천장 사진부터 찍게 되는 웅장한 벽화가 좌중을 압도하는 1백 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책을 읽거나 쉬어갈 수 있는 박스 객석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 예전 무대였던 공간은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울려 퍼지는 레스토랑으로 활용되는 곳, 음반 가게와 전시장과 영화관까지 복합적으로 들어서 있는 그야말로 진정한 복합 문화 공간이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 곳이다.
어찌 보면, 비현실적이기 이를 데 없는 이런 서점이 시내 한복판에 떡하니 들어서 있는 건 부에노스아이레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완벽한 거리 풍광을 위해 1900년대 중반에 전신주를 모두 없애고 전선을 지하에 파묻은 ‘남미의 파리’, 에비타가 묻혀 있는 최고급 맨션에 버금가는 죽은 자들의 무덤으로 유명한 공동묘지, 무엇보다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을 꿈꾸며 눈이 먼 다음에도 탱고가 울려 퍼지는 거리를 내딛었던 곳이 바로 이 도시이기에.
위치 Avenida Santa Fe 1860, Barrio de Recoleta
영업시간 Monday~Saturday 9:00~20:00 / Sunday 11:00~18:00



5. 미국(센프란시스코)

시티라이트 City Lights Bookstore
한 번 가보면 마음을 두고 올 수밖에 없는 도시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가 전 세계 자유로운 영혼들의 이상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해마다 때가 되면 무지개 깃발이 도시를 휘감는, 미국 최초로 동성애자 시장(하비 밀크)을 탄생시킨 도시, 몇 개월 전 노숙자를 박해하는 시 당국에 항의하며 시민들이 직접 지하철 운행을 폐쇄시켜버린 진보적인 도시, 무엇보다 비트제너레이션의 후예들과 히피들이 여전히 도시 한복판을 활보하는 대안 문화의 도시이기 때문에. 시티라이트는 낡은 목조 건물에, 오랜 낙서와 문화 코드의 인테리어가 한데 어우러진 보헤미안 예술가들의 아지트다. 1950년대에 탄생한 비트 문화의 선봉장이자 시인인 로렌스 퍼링게티가 직접 운영했던 서점인 탓에 여전히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 등 비트 문학 작가들의 작품들이 서가를 가득 메우고 있다. 2층에는 ‘시인의 방’과 ‘시인의 책상’이 보존되어 있고, 여전히 신간 시집이 별도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다.
벽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폭탄이 아닌 책이다(Books not bombs)’ ‘인간을 위한 문학의 서식지’ ‘민주주의는 관람하는 운동 경기가 아니다’ 등등. 정감 넘치면서도 단호한 구호에 가까운 낙서들이 ‘불온 서적’으로 취급받았던 책들을 꿋꿋이 다루며 샌프란시스코 대안 문화의 중심에 놓여 있었던 시티라이트의 지난 과거를 여전히 오롯이 비추고 있다.
위치 261 Columbus Avenue at Broadway, San Francisco, CA 94133  영업시간 Monday~Saturday 10:00~19:00 / Sunday 11:00~18:00  홈페이지 cityligh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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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분류없음 2011/10/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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